그리스가 망한 이유에 대해서 알아봐자
오늘은 그리스 경제위기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아보겠습니다. 금융 역사에서 이 사태는 상당히 복잡한 사실관계가 있는데요. 우선 90년대에 유럽 국가들이 하나로 묶이면서 Euro Zone이 생기게 됩니다. 유로존이 생기면서 화폐 또한 Euro로 통합되어 프랑스의 루블화, 독일의 마르크화 등 여러 국가가 독자적으로 쓰던 화폐의 단위도 통합되었는데요. 이런 배경을 이해하고 있어야 그리스 사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는 워낙 유명한 문화유산들이 많아 관광 산업이 크게 발달했는데요. 하지만 생각보다 그리스는 관광업뿐만 아니라 농업과 제조업 등 여러 기반 산업들이 생각보다 탄탄합니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의 냉전을 벌일 때도 그렇게 살 사는 나라는 아니었는데요.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그리스는 700유로 세대를 만들어 낼 만큼 경제가 불안했습니다. 젊은 세대의 임금이 워낙 낮고 그나마도 EU 평균 실업률에 두 배가 넘어 실업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요. 이런 상황 때문에 국내에도 정부를 향한 과격한 시위가 자주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리스 정부는 실업률을 잡고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 경기 부양책을 2009년부터 시작했는데요. 3년간 33억 유로가 넘는 돈을 경제를 살리기 위해 투입했지만, 그리스의 부채가 늘어날 뿐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이런 문제가 점점 대두되면서 유로존에서 그리스의 입지는 점점 좁아져만 갔는데요. 재정확보를 위해 그리스는 유럽 연합에 국채를 매입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재정이 불안한 그리스의 채권을 사들이는 나라는 없었는데요. 심지어 중국에도 자금 요청을 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측에서는 그리스 중앙은행 지분을 요구했는데요. 중국은 그리스의 중앙은행의 주인이 되어 그리스 경제를 집어삼킬 계획이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무리한 요청 때문에 그리스는 중국 자본을 받아들이지 않았는데요. 유럽과 중국 어디에 손 벌려도 자금을 구할 수 없었던 그리스는 결국 2010년 5월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합니다. IMF가 구제 금융에 들어가자 유럽 연합도 그리스에 재정 투입을 결정했는데요. EU와 IMF는 총 1,100억 유로라는 거대한 자금을 투입합니다. 이것이 1차 그리스 구제 금융인데요. 그리스는 긴축 재정을 조건으로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었는데 문제는 국민은 정부의 잘못을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면서 긴축정책에 격렬하게 반대했는데요. 그리스의 구조적인 문제는 1차 구제금융 후에도 변함이 없었고 오히려 부채만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2011년 7월 더는 버틸 수 없었던 그리스는 2차 구제 금융을 요청했고 생각보다 쉽기 EU에서 받아들여졌습니다. 처음 구제금융을 신청할 때 IMF가 움직이고 나서야 움직였던 만큼 소극적이었던 것에 비해 쉽게 2차 구제금융이 승인 날 수 있었던 이유는 빚의 특성 때문인데요. 부채가 소액이면 채권자가 갑이 되지만 채권자 입장에서 대출액이 포기할 수 없을 정도로 큰돈을 빌려주게 되면 오히려 채무자를 살리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쉽게 빌려주게 되는데요. 결과적으로 EU는 1차 구제 금융을 해주었던 돈에 절반을 탕감해주고 추가로 1,300억 유로에 달하는 돈을 추가로 빌려주게 됩니다. 1차 금융 때부터 사실상 EU에 수장인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의 긴축재정을 요구했는데요. 2차 구제금융에도 마찬가지로 긴축재정을 하라며 정부를 압박했는데요. 문제는 약 60%에 달하는 그리스 사람들은 긴축제정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는데요. 긴축제정을 해야 한다면 EU로부터 구제금융을 거부하겠다는 시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독일을 나치에 비교하고 메르켈을 히틀러에 비교하며 비난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심지어 이 긴축안과 금융제정을 받아들인 대통령을 포함한 관료들을 민족의 배신자라며 격렬한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여기서 알아야 할 점은 당시 그리스는 부정부패가 난무하고 정치인들은 당선되기 위해 포퓰리즘을 남발하고 있었는데요. 기업을 양산하고 산업을 키워서 건실한 일자리 창출에는 관심이 없었는데요. 그리스 정치인들의 일자리 창출 정책은 가장 손쉬운 방법인 공무원 늘리기였습니다. 심지어 복지 정책은 비효율적이고 포퓰리즘에 기반을 뒀는데요. 심지어 공무원은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면 환경에 이바지했다는 명목으로 수당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는데요. 정부에서는 계속해서 일자리를 늘리고 복지정책에 자금을 투입하지만 아무런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도 없이 줄줄 새어 나가기만 했습니다. 이러한 그리스의 치명적인 문제 때문에 EU는 돈을 빌려주면서 그리스에 긴축제정을 요구했던 것입니다.
2011년 11월 그리스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Euro Zone 탈퇴와 디폴트(Default) 선언에 대한 국민 투표를 진행하기에 이르렀는데요. 혹시나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고 파산을 하면 EU는 위기에 처하게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그리스가 잠시 유로존을 탈퇴하고 빚을 소멸시킨 후에 다시 유로존에 들어오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문제는 Euro Zone은 이런 일이 발생하면 우선 그리스로 들어갔던 거대한 자금은 공중분해 되는 것은 물론이고 그리스 이외에도 국가 부채 위기를 맞고 있었던 이탈리아와 스페인과 같은 나라들이 무더기로 탈퇴하며 EU 자체가 해체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로서도 아르헨티나처럼 국가 파탄을 선언하고 다시 시작하기가 힘든 것이 그리스는 아르헨티나와 반대로 지하자원 자체가 거의 없는데요. 그뿐만 아니라 기반 산업 시설이 부족해서 국가 자체가 자급자족할 수 없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스페인과 포르투갈 같은 나라들은 선진국 반열에 드는 국가들이라 유로존을 탈퇴하더라도 자체적으로 발행하는 화폐를 기반으로 경제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지만, 그리스는 그러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즉 EU의 입장에서 그리스를 지속해서 무작정 지원해줄 수도 탈퇴시킬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인데요. 독일과 함께 EU를 이끌어 가고 있는 프랑스는 그리스에 긴축제정을 하지 않으면 자금을 지원해 줄 수 없다는 통보를 하기에 이릅니다. 당시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은 그리스를 구제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더욱이 충격적이었는데요.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재정 투입을 주장했습니다. 그리스에 재정을 투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그리스의 제정안은 개편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했는데요. 대망의 2011년 11월 3일 그리스는 유로존 탈퇴를 두고 국민투표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EU는 같은 날 그리스에 투입되어야 할 80억 유로 지원을 취소하면서 투표를 무산시켰는데요. 결국, 2012년 2월 EU는 2차 구제금융을 실시하지만 같은 해 그리스는 청년층 실업률 54%라는 최악의 실업률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그리스 국유지의 30%가 시장에 나오는 등 경제적 상황 또한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그리스가 완전히 파산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요. 2018년까지 수차례 재정지원이 그리스에 투입되었고 마침내 2018년 8월에 IMF와 EU는 그리스의 경제 긴축안 이행의 압박과 관리를 끝내게 됩니다. 투입된 재정 중 상당 부분을 탕감받고 그리스의 경제 구조는 이전에 비교해 상당 부분 바뀌었는데요. 부채 상환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되었지만, 경제 관리를 종료했고 2020년 안으로 IMF의 관리에서도 벗어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리스가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던 이유는 시간당 노동 생산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는데요. OECD 기준으로 노동 생산성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습니다. 당연히 공기업과 정부 산하 기관들도 생산성이 낮고 공무원의 부패가 심각했는데요. 공무원은 해고할 수가 없고 비정상적으로 거대해진 정부 탓에 비효율적으로 변했는데요. 예를 들면 이메일을 일부러 쓰지 않고 우편으로 문서를 주고받으며 문서가 잘 도착했는지 기록하는 공무원이 있을 지경이었는데요. 그 밖에도 수당이라는 명목으로 공무원들은 온갖 방법으로 세금을 갈취했습니다. 예를 들어 손을 씻어도 수당이 나오고 정시 출근해도 수당이 나오고 심지어 서류를 복사해서 수당이 나왔다고 합니다. 이런 공무원의 부패는 일반 공무원을 포함해서 정치인과 NGO와 같은 시민 사회에도 번졌는데요. 한 마디로 정부의 세금을 받는 단체와 개인은 최대한 세금을 착복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내부적인 이유와 별개로 외부적인 이유도 있었는데요. 바로 EU 가입 그 자체가 그리스에는 상당히 불리한 환경이었습니다. 단일 화폐를 사용하게 되면 경제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나라가 이득을 보게 되는데요. 그 이유는 화폐의 가치가 선진국 입장에서는 평가 절하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선진국의 수출품과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지게 되는데요. 이러한 방법을 옆 나라 거지 만들기 전략이라고도 합니다. 다른 나라라면 못하게 압박을 넣어야겠지만 EU는 그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이렇듯 여러 가지 이유로 그리스 파산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을 오늘 알아보았습니다.